기노성을 뒤로 하고 향한 곳은 야요이 시대에 만들어진 다테쓰키 유적. 봉분이다.
봉분이란 흙을 쌓아올려 만든 무덤인데 왜 모모타로 전설과 야요이 시대의 무덤이 연결이 되는 것일까?
실은 이 봉분 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거석유구, 영국 스톤 헨지 같은 거석이 원형으로 세워져 있다. 하지만 원조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…
기노성에 살았던 도깨비 우라와 모모타로 일명 기비쓰히코가 이곳에서 화살을 쏘며 싸웠을 때 거석이 기비쓰히코의 방패가 되었다고 한다. 그 거석 서클 중앙에는 2,000년 전부터 '센타이몬세키'라고 하는 정말로 신기한 조형을 한 돌이 자리잡고 있었다. 돌은 기비쓰히코가 사용한 하늘을 나는 것, 즉 손오공의 근두운 같은 것이었다고 한다.
다테쓰키 유적에 우뚝선 거석 그늘에서 시가지를 향해 머리를 내밀면 저 멀리 기노성 서문이 눈에 들어온다.
와! 정말로 기노성이 보여? 정말이야? 그렇다면 우라와 기비쓰히코가 쏜 화살이 부딪히며 떨어진 장소가 야구이노미야 궁이니까……엇! 분명히 이 선상에 야구이노미야 궁이 있네!'
이미 내가 기비쓰히코가 된 기분이다. 있을 리 없는 우라가 서문에서 번쩍 눈을 번뜩이며 이쪽을 노려보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.
그렇구나 이 거리라면 정말로 싸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걸 생각하며 거석 서클 중앙에 선다.
여기는 피장자를 매장할 때 제사를 지낸 장소이다. 뭐지 이 에워싸이는 듯한 느낌은? 거석에 빙 둘러싸이면 몸이 뱅글뱅글 돌아 시공 여행을 떠날 것만 같다.
제사 때 연주된 아름다운 음악은 거석에 맞아 서클 중앙에 튀어 되돌아 왔을 것이다. 당시 사람들도 제사를 지내면서 다른 시공으로 날아간 것은 아닐까? 그 때의 느낌을 새긴 것이 센타이몬세키이었을지도 모른다. 돌을 꼼짝 못하게 한 것처럼 전면에 새겨진 무늬는 이상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. 밸브 같은 부분은 뭔가 스위치인 걸까? 그렇다면 선단에 새겨진 얼굴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?
2,000년 전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이 봉분 위에 거석을 세우고, 그 중앙에 이 신비로운 센타이몬세키를 놓았는지는 알 수 없다. 알 수는 없지만 당시 사람들의 염원이 깃들어 있는 것은 틀림 없다.
사람들의 모습을 계속 지켜본 센타이몬세키는 지금은 소중하게 보관되어 좀처럼 그 모습을 볼 수 없다. 겨우 보관 창고 옆에 만들어진 창문에서 들여다 보는 게 고작인 셈이다. 그래도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다. 창문에 달라붙어 들여다 본 사람만이 볼 수 있는 센타이몬세키. 그리고 이곳에 발길을 옮긴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다테쓰키 유적 거석의 힘.
기비쓰히코의 방패와 탈 수 있는 하늘을 나는 돌은 야요이 시대부터 주변 사람들의 생활을 지켜본 지역의 수호신이기도 했다.
(다음 편에 계속…)